
우리나라에서 100세를 넘긴 고령자가 8604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7배 증가한 규모입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이 직접 꼽은 장수 비결입니다.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것은 의외로 특별한 건강식품이나 고강도 운동이 아닌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이었습니다.
여기에 규칙적인 생활과 긍정적인 성격, 운동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또 100세 이상 고령자 4명 중 3명은 평생 술과 담배를 모두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100세 이상 고령자들은 실제로 어떻게 살아왔을까요?
100세 이상 고령자 8604명…10년 만에 2.7배 증가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고령자는 총 860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15년 3159명과 비교하면 5445명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은 **172.4%**에 달합니다.
전체 인구를 고려한 10만 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 2015년: 6.4명
- 2025년: 17.3명
10년 사이 약 2.7배 증가한 셈입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제는 ‘100세 시대’라는 표현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여성 100세 이상 고령자가 훨씬 많아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전체 8604명 가운데 여성은 7176명으로 83.4%, 남성은 1428명으로 16.6%였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변화도 나타났습니다.
2015년과 비교했을 때 남성 100세 이상 고령자는 233.6% 증가했고, 여성은 162.8% 증가했습니다.
절대적인 숫자는 여성이 훨씬 많지만, 증가율만 놓고 보면 남성의 증가세가 여성보다 빨랐던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10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높아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100세 이상 고령자는 어디에 가장 많을까?
지역별로 보면 단순 인원수와 인구 대비 비율에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절대적인 인원으로는 인구가 많은 경기도가 2052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체 100세 이상 고령자의 약 23.8%가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셈입니다.
뒤를 이어 서울이 1268명, 경북이 559명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인구 규모를 고려해 10만 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 수를 계산하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으로 10만 명당 31.8명이었습니다.
이어 제주 30.4명, 강원 28.6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단순히 100세 이상 인구가 많은 지역과 인구 대비 장수 고령자가 많은 지역은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남과 제주가 장수 지역으로 꾸준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100세 이상 고령자 4명 중 3명은 가족과 함께 생활
100세가 넘었다고 해서 모두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생활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재가 고령자 4280명을 살펴본 결과, 75.1%가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혼자 사는 비율은 20.7%였습니다.
함께 생활하는 가족으로는 자녀와 그 배우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돌봄을 담당하는 사람 역시 자녀와 그 배우자가 7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100세 이상 고령자의 삶에서 가족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100세 이상 고령자의 90%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그렇다고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모두 질병 없이 건강한 것은 아닙니다.
조사 대상자의 90.0%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흔한 질환은 고혈압으로 56.7%였고, 이어 관절염 39.9%, 치매 29.1%, 당뇨병 15.7% 순이었습니다.
즉, 장수한다고 해서 질병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만성질환을 관리하면서 일상생활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100세 이상 고령자가 꼽은 장수 비결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직접 꼽은 장수 비결 1위는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이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59.7%**가 이를 장수 비결로 꼽았습니다.
그다음은 규칙적인 생활이 44.5%, 유전적 요인이 32.1%, 낙천적인 성격이 25.8%, 정기적인 운동이 12.0%였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순위장수 비결응답 비율
| 1위 |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 | 59.7% |
| 2위 | 규칙적인 생활 | 44.5% |
| 3위 | 유전적 요인 | 32.1% |
| 4위 | 낙천적인 성격 | 25.8% |
| 5위 | 정기적인 운동 | 12.0% |
특히 ‘많이 먹고 좋은 것을 먹는 것’보다 적당히 먹고 절제하는 식습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령자가 많았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물론 이번 조사는 고령자들의 주관적인 응답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소식이 장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장수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봤을 때 가장 많이 언급한 생활습관이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참고할 만합니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
식습관과 함께 눈에 띄는 부분은 음주와 흡연입니다.
재가 100세 이상 고령자의 86.9%는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79.6%는 평생 술을 마신 적이 없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술과 담배를 모두 하지 않은 사람은 **75.8%**에 달했습니다.
100세 이상 고령자 4명 중 약 3명이 평생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지 않았던 셈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술과 담배를 하지 않으면 반드시 100세까지 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유전, 환경, 의료 수준, 경제적 여건,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소가 장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요양시설보다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100세 고령자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노후 생활에 대한 생각입니다.
건강이 악화되거나 돌봄이 필요해졌을 때 **요양시설에 입소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70.7%**였습니다.
입소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9.3%였습니다.
시설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가족이 직접 돌봐준다는 응답이 28.6%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익숙한 집과 환경에서 지내고 싶다는 응답이 23.3%, 시설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정적 인식이 23.0%,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응답이 21.2%였습니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노년을 보낼 것인가도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110세 이상 초장수인의 면역세포에서 발견된 특징
장수와 관련해 흥미로운 해외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일본 오사카대 연구팀은 110세 이상 초장수인의 혈액에서 특정 면역세포가 일반적인 고령자보다 많이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일본인 28명의 혈액을 분석했으며, 70~90대, 100세 이상, 110세 이상 그룹으로 나누어 T세포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전체 T세포에서 CD4 세포독성 T 림프구(CD4 CTL)가 차지하는 비율이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됐습니다.
70~90대에서는 중앙값이 4.0%였지만, 100세 이상에서는 9.6%, 110세 이상에서는 17.6%로 높아졌습니다.
CD4 CTL은 일반적인 CD4 T세포와 달리 세포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면역세포입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면역세포의 증가가 극단적인 고령에서도 면역체계가 변화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CD4 CTL이 많기 때문에 더 오래 산다는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를 ‘특정 면역세포를 늘리면 11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100세 시대, 장수의 핵심은 특별한 비법보다 생활습관?
이번 100세 이상 고령자 조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의외로 특별한 비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장수 비결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소식과 절제된 식생활이었고, 규칙적인 생활과 긍정적인 성격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또 상당수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장수 비법’은 거창한 건강식품이나 특별한 운동법이라기보다 평소의 생활습관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물론 장수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 의료 수준 등 수많은 요소가 함께 작용합니다.
따라서 이번 통계를 개인의 건강관리 공식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하루하루의 식습관과 생활 리듬, 음주와 흡연 같은 습관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자료임은 분명합니다.
100세 시대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인구는 이미 8604명까지 증가했습니다.
10년 전보다 2.7배나 늘어난 만큼 앞으로 100세 이상 인구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100세까지 어떻게 건강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갈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보여준 생활습관은 아주 평범해 보입니다.
적게 먹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가족과 함께 지내며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것.
결국 장수의 비결은 특별한 한 가지가 아니라 평범한 생활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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